본문 바로가기
바칼로레아

[바칼로레아]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by 바이로자나 2023. 10. 29.
반응형

우리는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집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졸업시험이자 대학입학 자격을 위해 치르는 주관식 논술 시험인 '바칼로레아' 주제는 '인간(Human)'의 장에 있는 '죽은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입니다.

 

[개요]

-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없는 것인가? 죽음으로서 신체기능은 정지하고 그 누구와도 상호작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죽음이 우리 인간에게 오로지 박탈해 가는 것만 있는지, 그렇다면 전부를 다 박탈해 가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서론]

1. 죽음이란 무엇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2. 죽는 순간 우리는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3. 죽음을 통해 얻는 것은 없는가?

4. 죽음에 대처하기 위한 완벽한 마음가짐.

 

[본론]

1. 죽음(死, death, passing)의 사전적 의미는, 죽는 일.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을 이른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죽음을 뜻하는 한자인 죽을 사자는 언제 봐도 무섭게 느껴집니다.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선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입니다. 작년에 저는 할머니, 외할머니 두 분을 떠나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지와 오랫동안 소식을 끊고 살았던 작은아버지 께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르다 보니 헛헛한 마음이 가장 많이 느껴졌습니다. 할머니들이랑 그리 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심으로써 저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할 수가 있었는데 이제 안 계시니 그동안 계셨던 장소를 가면 허전하고 슬픔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동안 영원히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죽음에 가장 큰 슬픔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더 이상 추억을 만들지 못한다는 그 사실이 가장 슬프죠.  존재(存在, existence, being, exist, be)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에 실제로 있음 또는 그런 대상,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또는 그런 대상,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또는 그 일. 그 양상에 따라 물리적, 수리적, 사회적, 인격적인 것 따위로 구분한다.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를 이르는 말.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참 길죠. 쉽게 말하면 '있는 그것'입니다. 한자도 있을 존, 있을 재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의미는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입니다. 이번의 주제와 연관 지어서 말씀드린다면, '의식 또는 영혼'이라고 봐야겠죠. 바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식, 즉 자의식입니다.

 

2. 죽음을 겪어본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떠도는 글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와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믿는 편은 아닙니다. 죽음을 통해 사실상 모든 것을 잃는다고 생각이 됩니다. 부자들은 죽기 전까지 그렇게 많은 돈을 모아놨지만 결국 죽을 때 그 돈을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많은 땅과 많은 재산들은 결국 후세에게 남겨지겠죠. 돌아가신 분께서 많이 아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의 부자들처럼 죽기 전 자신의 재산의 많은 부분을 사회의 환원을 하는 문화가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부의 세습이 정말 완벽하게 갖추어진 나라이죠. 내가 과연 지금 죽는다면 아마 저는 이 가정의 울타리로써의 역할을 잃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남겨진 우리 사랑하는 가족들은 앞으로 남은 세월을 살아가는 데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쉽게 죽지 않을 겁니다. 강하게 우리 가족을 지킬 때까지 살아갈 것입니다. 죽음의 순간 우리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껍데기, 즉 육신을 잃게 됩니다. 나라는 의식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 나의 몸이죠.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나의 생각을 하게 해 준 뇌, 보게 해준 눈, 말하게 해준 입, 듣게 해준 귀, 맏게 해준 코, 두 손과 두발, 그리고 각종 내장기관들과 비뇨기들과 나의 감정들... 무엇보다 두고 가기 싫은 아쉬운 부분일 겁니다. 나의 몸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죽으면 내 의식은 이 몸을 떠나야만 합니다. 차갑게 굳어 누워있는 내 몸을 내가 본다는 것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 순간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3. 저는 반성과 후회를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영화 대사에서 "사람이 결국 어떻게 살았냐 하는 것은 죽기 5일 전에 나타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왜 운세를 보면 말년에 좋다, 나쁘다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치열하게 인생을 살았고 마무리하는 그 시점에 고생을 한다면 젊어서 고생보다 더 힘들 것입니다. 유언장이나 유서를 남기며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보게 됩니다. 내가 잘 살았는지 못살았는지를 돌아보며 반성을 해야죠. 반성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인생을 헛살았거나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일 겁니다. 저의 선지식인 법정스님께서는 입적하시기 전에 세상에 많은 빛을 졌다고 반성하셨습니다. 그렇게 수행을 오래 하신 스님조차도 반성을 하시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윤회'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가 죽으면 심판을 받아 천국이나 지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업에 따라서 인간세상이 아닌 그 이상의 세계로 가느냐, 아님 다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느냐, 아님 그보다 못한 짐승(축생)이나 벌레의 삶을 살게 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순간순간의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 쌓는 업을 통해서 결정되게 됩니다. 내가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선업이 쌓여 좋은 점수로 좋은 세계로 가는 것이고, 나쁜 일만 한다면 악업이 쌓여 너무 고통스러운 인간의 삶에 다시 태어나거나, 짐승으로 태어나거나, 더한다면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이 윤회의 개념을 인식하고 나니 내가 죽는 날까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이 내 앞에 다가온 순간 나의 삶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감사해한다면 죽음 이후의 다가올 나의 운명에 대해 한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순간을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4. 진리의 말씀인 법구경의 구절 중에 기억에 새겨두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젊었을 적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두지 않은 사람은, 부러진 화살처럼 누워 부질없이 지난날을 탄식하리라' 내가 살아서 수행을 하는 나날동안 흥청망청 계획 없이 살아간다면 나의 죽음의 순간의 나 자신은 모진 후회만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지런히 수행하고 자비를 행하며 마음의 양식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죽음의 순간이 찾아와도 후회의 강도는 강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신적인 수행을 하면 아무리 나이가 들어 늙어도 정신은 더 젊어집니다. 정신마저 나이 들면 쓸모가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보면 돌아가신 분들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병으로 돌아가셨음에도 얼굴이 아주 평온하십니다. 그런데 별다른 병이 없이 갑자기 돌아가신 분 중에서는 얼굴이 너무 고통스럽게 보이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은 내가 결정할 수 없지만 그동안의 삶은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결정할 수가 있습니다. 살면서 착한 일 많이 하여 죽음의 순간 하느님께서 나를 인도하시는 경험을 하여 평온한 얼굴로 남겨질 것이냐, 아니면 살면서 온갖 나쁜 일 많이 했더니 죽는 순간 저 앞에 지옥의 문이 보여 가기가 너무 싫어 고통스러운 얼굴로 남겨질 것이냐, 이 모든 것은 살아가는 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죽음은 한 인간이 살아온 육신만을 남겨둘 뿐 또 다른 존재까지 박탈하지는 않는다.

  : 우리의 의식(영혼)은 영원합니다. 죽음의 순간 나와 함께한 내 몸은 남겨지지만 내 영혼은 또다른 세계에 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겪더라도 나에 대한 일체의 존재의미까지 박탈해 가지는 않습니다. 내 영혼마저 사라지는 것은 불교의 의미로는 해탈, 즉 열반(nirvana) 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저는 저의 영혼을 아름답게 만들어 이 세상을 밝게 비추기 위해 순간순간을 살아갈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꿈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요?

https://ostornados.com/entry/%EB%B0%94%EC%B9%BC%EB%A1%9C%EB%A0%88%EC%95%84-%EA%BF%88%EC%9D%80-%ED%95%84%EC%9A%94%ED%95%9C%EA%B0%80

 

[바칼로레아] 꿈은 필요한가?

여러분은 꿈을 꾸고 계신가요? 아니면 꿈을 이뤄가고 계신가요. 우리 한글은 참 아름답습니다. 꿈이라는 단어 한 글자인데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우리가 잠을 자면서 꾸는 일종의 환상, 그리고

ostornados.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