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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 장례식에 참여한다면 ? 태계일주 3-마다카스카르편: '파마디하나'

by 바이로자나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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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님의 좌충우돌 세계유람기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줄여서 '태계일주')'는 꾸밈없는 실제 여행기 덕분에 많은 사람들로 부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몇일 전 태계일주 3 마다가스카르편에서 기안84님이 마다가스카르의 장례식과 유사한 '파마디하나'를 다녀온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절에서 해본 적이 있어 문득 생각나 남겨보고자 합니다.

○ 파마디하나

  -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전통장례문화입니다. 죽은자의 귀환이라는 뜻입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해 3일 장을 치르는 우리의 장례문화와는 조금은 다른데요. 누군가 돌아가시면 3일째 되는날 아침에 시신을 천으로 싸서 입관을 한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가족들을 매장을 하고 각 가족마다 다르지만 정해진 기간이 되면 온 가족이 다 모여 입관한 시신을 다시 모셔 깨끗한 천으로 다시 감고 그 위에 이름을 다시 새겨 영원히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입니다. 시신을 다시 모실 때 온 가족들이 시신을 만지고 껴안고 즐겁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네요.

 

○ 기안84님이 파마디하나에 참여하게 된 계기

  - 방송에서 차를 타고 가던 중 도로가에서 사람들 몇몇이 모여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인께 물어보니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처럼 마냥 슬픈 것은 아니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온 가족과 마을사람들을 대접하는 축제 분위기라고 하여 참여해보고 싶다고 하였고, 한인식당의 직원의 지인인 '장클로드'님이 마침 파마디하나를 진행한다고 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파마디하나

○ 파마디하나를 보고 생각나는 점

  - 기안84님이 관심을 가진 것은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였습니다. 우리나라 상가집 중에 곡소리와 눈물이 없는 곳은 거의 없죠. 천수를 누리고 아프지 않으시고 집에서 평안하게 돌아가신 어르신을 모시는 상가에서는 '호상'이라고도 하는데요. 그런 호상집에서도 입관을 할 때는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만져볼 수 있고, 발인을 할 때는 이제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순간인데 그런 순간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곳은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이제 정말 이 생에서는 마지막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에서 파마디하나를 하는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모두 흥겨운 음악에 맞춰 정말 계속 춤을 추고 흥겨운 분위기 입니다. 음악속에 묘지 까지 가게 되고 이제 묘지 앞에서는 잠시 음악을 멈추고 매장을 해두었던 시신을 가족들이 모셔서 다시 새로운 천을 감싸는 의식을 치릅니다. 이 때 다시  가족들이 겨안고 만지게 되는데요.

  - 이때 다른 시신보다는 작은 시신1구가 나오게 되고, 조금은 젊어보이는 여성이 그 시신을 안고서 흐느껴 울고 계속 함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방송을 함께 보던 패널들 중에 눈물을 보이시는 분도 있었고, 저 또한 방송을 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이나서 눈물 짓게 되었습니다. 그렇죠. 아무리 흥겹다 하여도 이제는 떠나보낸 가족을 다시 만질 수 있는 그 순간이 얼마나 슬플까요. 결국 과하게 흥겨운 이유가 그 슬픔을 조금이나마 이겨내고자 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비슷한 경험

  - 제가 20대 중반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여 도량(절)에 열심히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시간이 나면 주지 스님께서 오전에 진행하시는 예불에 참여를 하여 법문을 듣고 수행을 하였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돌아가시면 3일장을 치르고 난 뒤 49재를 지내시는 집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집에서 7일에 한번 재를 지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절에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보통 위와 같은 49재 제사는 예불을 마치고 진행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 불자들은 예불과 법회의 경우 법문까지 다 들은 뒤 제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공양을 드리러 갑니다. 저 또한 제가 제사를 참여하는 것이 혹시 실례는 아닐까 싶어 예불을 마치고 바로 나오던 날이 있었습니다.

  - 그런데 어느날 절 살림을 맡아 하시는 보살님께서 저에게 넌지시 "시간이 되면 제사를 참여해봐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여쭈어보니, 49재를 지내는 동안 고인께서 만약 그 제사를 보게 되신다면, 가족뿐만 아니라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축원을 빌어주는 것을 굉장히 좋게 여기기 때문에 본인 뿐만 아니라 고인께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제가 제사를 참여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승을 떠나시는 고인께 축원을 드리지 못했던 순간이구나를 생각하며 계속하여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 유족들께서도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이 제사에 함께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대부분 많이들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셨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제가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축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의 축복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 파마디 하나에 참여한 기안84님 또한 저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에 이름 모를 돌아가신 누군가를 위해 발걸음을 하고 땀이 나도록 춤을 추었던 그 순간들이 돌아가신 분에 대해 한명이라도 더 축원을 해드리는 아주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 물론 아무 관련도 없는 분 장례식에 참여를 하라는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차라리 할 수 있다면 내 주변에서 발생하는 부고 연락을 접하게 되었을 때 잠시라도 그분을 생각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여건이 된다면 직접 장례식에 참여하여 명복을 빌어주시는 것도 좋은 순간입니다.

 

파마디하나 장면입니다.

○ 법정스님의 말씀

  - 법정스님께서는 "새해 복많이 받아라"라는 인사 대신 "복 많이 짓는 순간이 되십시오"라고 바꿔보는 것은 어떻겠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항상 복을 많이 받아라 인사를 건네는데 그 복을 받기만 한다면 그 복은 누가 주는 것일까요. 바꿔서 내가 누군가에게 복을 주는 것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저는 이 의미를 굉장히 깊게 받아들였습니다. 누군가의 명복을 비는 행위 역시 복을 짓는 행위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소한 나의 행위 하나하나가 내 삶을 작게나마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슬픈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 오늘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 마다가스카르 편 파마디하나를 보고 저의 경험과 생각을 말씀드려봤습니다.

 

 

★ 언제나 복 많이 짓는 순간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

 

 

 

□ 방송 내내 영화 '코코' OST가 나오더군요. 관련하여 제가 남겼던 포스팅입니다.

https://ostornados.com/entry/%EC%98%81%ED%99%94-%EA%B7%B8%EB%A6%AC%EA%B3%A0-%EB%8F%99%ED%99%94-%EB%88%88%EB%AC%BC%EC%83%98-%ED%8F%AD%EB%B0%9C%EC%8B%9C%ED%82%A4%EB%8A%94-%EC%95%84%EB%A6%84%EB%8B%A4%EC%9A%B4-%EC%9D%B4%EC%95%BC%EA%B8%B0-3%ED%8E%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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